그리스 로마 서사시의 진수를 읽는다
2007년 2월에 출간되었던 『고전은 사사시다』(안티쿠스)의 개정증보판이다.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 군데 인용문을 더 추가하고 그림들을 여러 군데 수정했으며, 마지막에 작품 구조에 대한 보충 설명을 덧붙였다. 각 작품의 구조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독자들의 이해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구조 설명에 도식을 사용하였다. 구판에 비해 본문과 그림, 그림에 대한 설명이 유기적이고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책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 몇 년간 소위 국내외 유명 저자들에 의해 각색되고 자의적으로 해석된 2차 문헌 작품들이 원전보다 더 신뢰받고 대우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정도(正道)를 걸은 결과물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비롯해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와 〈일들과 날들〉, 그리고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 호 이야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일곱 편의 희랍 서사시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각각의 작품들이 갖는 구조의 독창성과 엄밀성을 밝혀내고, 각 작품에 녹아 있는 문학적 감수성을 짚어내어 운명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조망한다. 호메로스가 전장에서 쓰러져가는 자칫 평면적일 수 있는 인물들에게 직유와 인물 소개를 통해 죽음의 울림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듯, 강대진은 일곱 편의 작품 모두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개별 작품들에게 완결된 형태와 의미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