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에저 하워드의 1898년작 『내일의 전원도시』는 신도시를 건설할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원용되곤 한다. 그것은 하워드가 제창한 전원도시의 원리들 속에 근대 도시계획이 추구하는 불변의 원리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근대 도시계획의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제는 너무도 친숙해진 ‘전원도시’라는 신조어를 최초로 만들어낸 도시계획 분야의 고전이다.
하워드의 전원도시 개념은 영국의 레치워스(Letchworth)에서부터 실용화되기 시작하여 네덜란드의 힐버섬(Hilevrsome)과 독일의 암마인(Am Main Frankfurt) 등 유럽의 신도시를 비롯, 미국의 래드번(Radburn), 일본의 전원조포(田園調布)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신도시 건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일산·분당을 위시한 한국의 신도시들 역시 이 개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워드는 도시와 농촌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자족적 신도시의 건설을 추구했다. 그는 오늘날 볼 수 있는 것처럼 표준화되고 획일적인 아파트의 건설보다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녹지 속의 독립주택, 가정생활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주택단지의 개발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농촌과 도시의 개선 문제를 한 문제로 다루어, 전원도시 건설을 통해 대도시의 혼잡을 덜고 지가(地價)를 낮추며 난개발의 상징인 베드타운 형 교외지를 없애고자 했다. 이는 곧 하워드의 전원도시가 농촌 지역 깊숙이 자리 잡고 은둔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도시생활을 위한 보다 완벽한 통합의 기반임을 보여준다. 특히 개발 이익의 사유화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토지의 소유권을 공유하고, 건물의 임차권만을 인정하는 ‘임대부 환매 방식’의 주택 공급을 지금으로부터 벌써 100년 전에 제안했다는 사실에 이르면 그의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