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교수의 자전적 에세이
ㅡ 다섯 개의 프리즘을 통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글쓰기
『내가 읽고 만난 일본』은 원로국문학자 김윤식 교수의 지적 여정기이자, 사유의 자서전이다. 한국문학사 연구와 현장비평의 대표자인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각각 1970년과 1980년에 겪은 두 차례의 일본 체류에서, 그리고 그 사이 10년의 시간 속에서 만나고 읽은 살고 읽고 쓴 ‘일본’에 대한 이야기와 기록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당순함 체험기가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한 아이가 학문의 길에 들어서고, 근대와 민족을 만나 때로는 그에 열광하고 때로는 헤매며 생각하고 고민한 사유의 기록이자 내면의 풍경이며, 걸출한 일본 문예비평가에 대한 하나의 안내이자 비평이기도 하고, “비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한 답변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가 평생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한 읽기와 쓰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그 과정에 어떤 질곡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가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등에 대해 담담히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다섯 산맥 - 일본의 불세출의 문예비평가 고바야시 히데오와 에토 준, 도쿄대 교수직도 버리고 프랑스 파리에 눌러앉았던 모리 아리마사, 『국화와 칼』의 루스 베네딕트, 『일제하의 사상통제』의 리처드 미첼 - 을 만나며 때로는 은근하게, 때로는 직접적으로 스스로의 지적 열정과 고뇌, 감상을 밝힌다. 한 사람의 학자이자 비평가가, 평생에 걸쳐온 생을 건 읽기와 쓰기는 그 열정만으로도 읽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1970년 첫번째 일본 체류로 시작해 현재 자신의 관심사로 끝맺고 있는 이 책에서, 우리는 인류사의 문제에 가슴 설레며 열정적으로 육박해 들어가는 젊은 청년 비평가의 모습부터 쉼없는 책읽기와 사유를 통해 훨씬 넓어지고 깊어진 사유의 원로학자의 모습을 모두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글과 나의 관계, 나와 나의 시대의 관계에 대해 말하며 “생을 건 글쓰기”를 시도하는 원로학자의 모습은 문학과 비평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로 하여금 자문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