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삶을 살았던 앙드레 드 리쇼의 첫 장편소설이다. 1931년 발표된 이 작품은 출간 직후 프랑수아 모리아크, 조르주 베르나노스, 쥘리앵 그린 등이 참여한 ‘프리 뒤 프르미에 로망’(첫 소설에 수여하는 문학상) 심사위원단의 관심을 끌었으나, 여성의 성적 욕망의 표현, 독일군 포로와의 육체관계 등 당시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파격적인 주제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했다. 그러자 이 젊은 소설가의 탁월한 자질을 인정한 작가 조제프 델테이가 드 리쇼를 열렬히 옹호하며 논쟁을 촉발시켰고, 이로 인해 『고통』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바는 ‘불륜’이라는 사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하나의 금기로 작용하는 ‘육체의 강박’이라는 주제이다. 도덕적 금기에 가려진 육체라는 모티프는 이 작품에서 '고통'의 원인이 되고, 등장인물의 관계를 변질시킨다. 육체적 고통에 몸부림치던 테레즈 들롱브르는 부정 사실이 알려진 후 사람들에게 심한 모욕을 당하지만, 누구보다 테레즈를 가혹하게 심판하는 사람은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은 아들 조르제이다.
1930년대 대부분의 프랑스 문학이 인간의 정신적, 도덕적 고뇌와 갈등을 다루었다는 점을 볼 때, 『고통』은 상당히 예외적인 작품이다. 이 문제적 소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원초적이고도 보편적인 고통, 육체의 강박에 대한 대담한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