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한 지 올해로 12년, 개성 있고 탄탄한 작법과 구성으로 자기만의 확고한 소설세계를 구축한 백가흠이 첫 장편 『나프탈렌』을 내놓았다. 출간을 앞둔 지난여름 EBS ‘라디오 연재소설’의 연재작으로 선정되어 전편이 낭독된 이 작품은 청취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출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작품은 이미 출간된 다른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서사의 확장이나 삶의 다양한 형태들, 그리고 인간들의 삶과 죽음이라는 대전제를 안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거의 몇 편의 장편으로 묶였어도 좋을, 한 편으로 묶기 아까울 수도 있을 스케일의 대서사로 꾸며졌다.
산속에 위치한 하늘수련원을 배경으로 시간과 공간이 교차되며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사건, 그들이 지닌 각각의 사연과 상처들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인 죽음과 소멸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비틀거리는 인간 군상에 관한 나의 이야기이자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