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어느 하나도 철학적 깊이나 작품성에서 떨어지는 것이 없으나, 『파이드로스』는 그중에서도 특히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 서정성을 함께 지닌 독특한 작품으로 꼽힌다.
소크라테스와 파이드로스가 우연히 만나 아테네 시 근교의 일리소스 강변으로 자리를 옮기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수려한 풍광의 전원에서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다. 전반부의 주제인 ‘에로스’ 즉, 사랑을 다루며 시작된 이야기는 이어서 후반부 주제인 ‘연설술’로 넘어간다. 『파이드로스』에서는 ‘에로스’와 ‘연설술’이라는 철학적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그리스 여류시인 사포의 시를 비롯한 서정시가 등장하고 육체적 쾌락과 동성애 문화 등 고대 그리스의 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이 펼쳐진다. 바로 이 점에서 『파이드로스』는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 작품성을 함께 지닌, 플라톤 대화편 가운데 수작이라 불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