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비조 공자도, 역성혁명을 주장했던 맹자도, 신유학의 태두 주자도, 그 어느 유학자도 국가를 건국하여 유교이념을 제도적으로 실천하지 못했으나 오직 삼봉만이 유교이념으로 국가를 경영하고자 치열하게 몸부림친 유자로 살았다. 삼봉과『맹자』의 만남이야말로 한국의 정신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맹자』사상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왕도는 치세에 적합한 통치사상이고 패도는 난세에 그 유력을 발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가경영의 치도관에서는 왕도적 비전과 패도적 전망을 사상적 충돌 없이 융합하고 있다. 왕도와 패도는 국가경영 치도관의 두 축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조선정치사상사의 지형 구도를 확장하고, 보다 생산적인 이해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