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부터 20세기까지 인테리어의 역사를 한 눈에 보고,
그림을 통해 선배 주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최근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풍속화에 종종 등장하는 집안을 청소하거나, 그릇에 윤을 내거나, 바느질을 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화려한 색채를 뽐내면서도 정갈함을 유지하는 북유럽 스타일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러한 관심사에 부응하듯『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은 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살림의 여왕 혹은 지나칠 정도로 청결에 집착했던 네덜란드 주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은 모두 잘 알려진 명화들이다. 하지만 지은이가 불러낸 그림 속 여성들과 물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새로운 명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역사적 고증물로서만 소개되는 그림이 아닌, 19세기 프티 브르주아의 거실 풍경을 묘사하고 벽난로 위에 장식된 그림의 종류와 살림살이들을 살펴보는 살림의 조언서가 된 것이다.
저자 베아트리스 퐁타넬은 시인이자 도상학자이지만, 주부이기도 하기에 도상학자의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는 자신만의 시각을 마음껏 펼쳐놓는다. 그림 속 여성들은 당대에 가장 유행하던 옷을 입고, 또 처음 접하는 물건들과 조우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인 인생 선배이다. 더불어 이 책의 미덕은 그림을 새롭게 감상하게 하는 데에도 있다. 그림마다 친절하게 붙어 있는 캡션에는 화가의 개인사와 그림에 대한 감상이 함께 적혀 있어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