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분다 살아 봐야겠다
이토록 웃기고도 슬픈 시가 있었나? 웃음과 슬픔이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가 하나의 무대 위에 펼쳐질 때, 그건 자칫 우스꽝스러운 슬픔이거나 슬퍼지다 만 웃음이 되기 십상이다. 웃기지 않는 코미디와 슬프지 않은 신파극을 상상해 보라. 웃음과 슬픔을 하나로 섞는 일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슬픔은 스펀지처럼 스며야 하고 웃음은 스프링처럼 도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내공이 아니고서는 그 리듬의 차이를 한 몸에 담기는 쉽지 않다. 말로써 그것을 수행해야만 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 신기! 김건영 시인의 마성 같은 말재주에 탄복한다. 그의 말 부리는 재주는 최상급이다. 말로써 사람들을 웃기거나 울리는 재주가 없는 자에게 그의 시적 언어는 경이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그의 언어는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