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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 맺힘
글쓴이
김현 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9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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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현

본명은 김광남으로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62년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詩論)」을 『자유문학』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여러 문예지와 잡지에 평론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비평의 기초를 두었다.

한국문학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한국 개화기의 문학』(1969)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저서에 『존재와 언어』(1964), 『상상력과 인간』(1973), 『한국문학의 위상』(1977), 『문학사회학』(1982), 『분석과 해석』(1988) 등이 있으며, 김병익(金炳翼) 등과의 공저 『현대한국문학의 이론』(1972), 김윤식(金允植)과의 공저 『한국문학사』(1973) 등이 있다. 1989년에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한국 문학에서 그의 가장 큰 공로는 우리 문학을 그만큼 읽은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꼼꼼한 책읽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언제 읽었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소설,시,평론 등을 읽고 중요한 것은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서 글을 발표한다. 그가 제일 싫어한 것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읽지 않고 풍문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신인을 발굴하고 인정하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한 비평가일 것이다. 그것은 그의 끝없는 독서와 탁월한 감식안에 의하여 가능하다. 그가 그처럼 열심히 읽은 것은, 4.19로부터 시작된 격동의 역사 속에서 문학인을 무엇을 할 수 있고 문학은 무엇일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문학 이념을 내세우는 데 있어서 구체적인 작품에 근거하지 않은 이론을 몹시 싫어한다. 그러한 이론은 그 자체로서도 공허할 뿐만 아니라 문학을 문학 아닌 다른 이념에 종속시킴으로써 문학의 힘과 역할을 왜곡,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정신 속에 팽배해 있는 허무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샤머니즘을 타파하는 데서 문학의 역할을 찾고 있다. 시와 소설을 정확하게 읽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전체적인 전망 속에 해석한 그의 평론집들은 바로 그러한 그의 문학관을 뒷받침해준다.

프랑스 문학자로서 그는 해방 후 제 3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첫번째 한글 세대인 그가 남긴 업적은 외국 문학의 연구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초현실주의,실존주의,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 등 20세기의 주요한 문학사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진정한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 독창적인 비평사를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바슐라르, 공드만, 지라르, 푸코, 그리고 쥬네브학파에 관한 주요한 저술을 남겼다. 그의 연구와 저술은 사계에서 국제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외국 문학을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비평가로서 연구함으로써 그의 저술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그의 정신의 풍요로운 성장 과정을 확인하게끔 만든다.

그가 꿈꾸어온 세계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 있는 억압 없는 사회였지만 그가 살아온 세계는 폭력이 지배하는 야만적인 사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번도 긴장된 의식의 줄을 풀지 못하고 고통스런 성찰로 가득한 삶을 살아왔다. 그가 문학을 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삶과 세계를 보다 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의 글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그의 고통스런 성찰을 통해 우리가 세계와 삶의 모습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와 마찬가지로 폭력없고 자유로운 사회에 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새로운 독자를 위한 문학평론가 김현 ‘다시 읽기’
일상에 가까운 언어로 기록된 친밀한 이야기들


한국 문학은 김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김현을 지금 다시 읽는 일은 한국 문학의 현재를 두텁게 한다.
_이광호(문학평론가)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의 『사라짐, 맺힘』이 [문지 에크리]로 출간되었다. 김현은 문학과지성사의 창립자이자 동시에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와 계간 『문학과지성』을 창간했다. 1962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래 한국 문학에 그가 던진 수많은 질문과 지성을 바탕으로 한 성실한 비평문은 지금까지도 문학을 공부하는 많은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글로 남아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1993년 완간된 [김현 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전 16권) 중 13권 『김현 예술 기행/반고비 나그네 길에』와 14권 『우리 시대의 문학/두꺼운 삶과 얇은 삶』에서 문학평론가 이광호가 선정했다. 각 글이 씌어진 시기는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우나,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후반에 걸친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좀더 일상에 가까운 김현의 산문을 통해 우리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 보았던 한국과 예술, 그리고 삶에 관한 그의 사유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부는 생활의 공간에서 김현이 느낀 문화적 현상에 대한 짧은 단상들로 이뤄졌다. 특히, 「두꺼운 삶과 얇은 삶」에서 그는 한국의 주거 문화를 바꾼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에서의 변화가 어떻게 사회의 문화를 바꾸어내는지에 관해 날카롭게 집어낸다. 이외에도 ‘라면’ ‘가족의 죽음’ ‘술’ 등 그의 삶에서 한 시기에 집중되었던 사건과 소재를 중심으로 인생에 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산문이 실렸다. 2부는 마치 김현의 일기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가 일평생 지속했던 독서 체험과 동시에 그를 사로잡았던 삶의 문제들을 단단히 엮어낸 ‘읽기 그리고 쓰기’에 관한 글들이 수록되었다. 3부에는 김현이 외국을 여행하며 느낀 기행문들이 실렸다. 단순히 외국에 관한 감상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그 스스로가 타자의 위치에 놓이는 경험을 통해 다시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게 된 당시 지식인으로서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4부에서는 인접 예술, 즉 만화·음악·영화를 중심으로 한 글쓰기를 살펴볼 수 있다. 5부에는 그가 직접 방문한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 감상한 피카소, 자코메티, 고흐 등의 작품에 관한 짧은 비평적 성격의 글들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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