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의 시각으로 보는 엄마, 할머니에게 당하는 상처,
엄마의 창살없는 감옥
그저 엄마란 이름을 버젓이 달고 있는 ‘나’였음에도 아픔을 줄여 줄 답을 몰라 허둥대기만 했다. 내 가슴 속에 이 아이들을 고대로 끌어안고 품은 채 세월이 갔다. 나는 어루만져 주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어둔리 엄마》를 꺼내놓게 되었다. 분노로 찬 가슴을 잡고 떨기도 했고, 아픔, 혼란, 갈등과 충돌하며 두려움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이던 아이들은, 어느새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나이가 되었다. 부디 십 대에 겪은 아픔을 ‘엄마’가 된 지금의 그 가슴으로 다시 녹여 주길 바란다.
-「작가의 말」중
어둔리 엄마에는 두 딸이 나온다. 어둔리에 사는 엄마를 둔 딸, 그 딸이 낳은 딸. 이 소설은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책을 덮게 되면 두 명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엄마와 딸. 단순히 사이좋은 모녀라고 나타내기에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관계는 녹록지 않다.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는 친할머니와 사업에 열중하느라 집안에 소홀한 아빠, 그 사이에서 시달리면서도 딸을 이해시키려는 엄마의 포지션은 사회적으로 익숙한 모습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왜 우리 엄마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라고 외치며 꾸준히 반항하는 딸도 있다.
주인공인 영지는 보편적인 시각에서 절대 좋은 아이는 아니다. 공부보다 아르바이트, 부 활동에만 열중하며 가출도 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국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녀에게 엄마란 안쓰럽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큰 존재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키워드는 ‘엄마’ 그리고 ‘사랑’이다. 책을 다 덮은 후에 말해보자. 엄마. 사랑해.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