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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구조대
글쓴이
장정일 저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19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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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장정일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장정일, 28년 만에 돌아온
한국 시단의 가장 날카로운 자리


장정일이 돌아왔다. 마지막 시집 『천국에 못 가는 이유』 이후 28년 만이자 민음사의 시집으로는 『길안에서의 택시잡기』 이후 31년 만에 출간된 시집, 『눈 속의 구조대』로 시인으로서의 귀환을 알린다. 소설가이자 희곡 작가, 산문가이기 전부터 시인이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시인임을,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증명한다. 그로테스크한 고백체의 문장가이자 도시적 감수성의 출발점이자 몰개성의 시대를 뚫고 나온 유니크의 화신으로 불리던 그의 시편이 그간의 세월과 부침을 겪어 어떻게 달라졌을지 혹은 그 모습 그대로일지 궁금해했을 수많은 독자에게 장정일은 에둘러 답하지 않는다. 오로지 시로, 시에서의 정동과 태도로만 말한다. “온통 맥도날드인 세상에서”(「시일야방성대곡」) “살아 돌아온 탕자”(「탕」)가 있다. 반가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장정일이 왔는데. 시인 장정일이 돌아왔다는데.

『눈 속의 구조대』는 30년 전 장정일의 시집들과 마찬가지로 작품해설은 물론 짧은 추천사도 싣지 않았다. 다만 시가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답함으로써 시집을 이루는 시집 바깥의 구성을 대신한다. 그리고 K2를 등장시켜 다소 혼란스러운 힌트를 던진다. K2는 대한민국 육군이 주로 쓰는 소총 이름이다. K2는 히말라야의 봉우리이자 등산복 브랜드이기도 하다. K2는 심지어 한 시절 크게 인기 있었던 가수의 예명이기도 하다. 시집 곳곳에서 장정일은 엉뚱하게도 이 모든 K2를 소환하면서도 K2가 시인 장정일임을 숨기지 않는다. 요컨대 K2는 이번 시집에서의 필명이기도 한바, K2는 K1에게 끈질기게 도전적으로 말을 건다. 한국시의 돌격용 소총이나 같았던 시인에게, 바로 김수영에게. 읽는 이에 따라서 장정일의 맞상대는 달라질 수도 있다. 젊은 시인이거나 시인도 아닌 쉬인이거나. 혹은 시를 읽는 당신이거나. 세월이 흘렀다고 하여 장정일에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목소리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누군가의 항문이 새삼 움찔거리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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