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청담문학]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백성민 시인의 신작 시집 『너의 고통이 나의 고통인 것처럼』이 출간되었다. 그리움과 애틋한 정서가 언어의 층계마다 잠들어 있는 백성민 시인의 시편들은, ‘공감’이라는 새로운 능력으로부터 움직인다. “어디쯤이었을까? / 너의 숨결 한 모금 머물던 자리” 타인의 부재를 읽는 시인의 마음으로부터, 우리는 우리가 놓치거나 잃어버렸던 것을 새삼스럽게 상기시킬 수 있다. 수많은 이별과 손잡으며 살아온 시인의 부재에 대한 감각은, 각박한 이 세계에서는 희귀한 것처럼 여겨진다.
희망과 절망의 서커스 속에서도 시인은 오늘의 달력을 확인하고, 다시 올 그날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잃어버린 이름을 부르는 것, 이제는 없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 놀이터의 적막에 대해 사유하고, 거리의 절룩거리는 것들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것은 백성민 시인만이 간직한 특유의 다정함이자 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부축이다. 그 외로운 길목을 묵묵히 걸어가는 시인의 단정하고 체온 가득한 언어가 ‘시’였고, ‘시’가 되려고 하고, ‘시’이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