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바람엔 작은 공무늬가 가득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엄마를 죽여야 하는 때가 온다. 설령 그것이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지라도, 미룰 수 있을 뿐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스물 셋 이설은 윤수를 찾으러 해방촌으로 간다. 윤수를 처음 만난 것은 제주에서였다. 가족으로부터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이설. 그런 이설에게 윤수는 새 숨을 불어넣어 주었다. 왜 이토록 간절히 찾아 헤매는 윤수와 함께 할 수 없는 걸까. 나아지기 위해 애쓰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퇴보하는 삶. 고독하고 처절한 일상의 폭력에서 이설은 과거의 기억 속에 부서지지 않는 법을,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을 깨닫고 자신만의 동화를 써내려간다.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나의 보잘 것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 어떤 소망을 손에서 놓아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