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과격한 상상력과 해체적 문법으로 무장한 시인들의 시로 말미암아, 난해성은 시 장르의 본질이 되어버렸다. 절망과 혁신의 순환적 인과라는 미궁에 빠진 현대시의 상황에 비추어볼 때, 박경희 시인의 『벚꽃 문신』은 색다르다. 무엇보다 독자를 당혹스럽게 하지 않는다. 물론 박경희 시인의 시도 부단한 모색과 실험의 산물임은 분명하나, 대상을 혼란하게 비틀거나 구문을 과격하게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벚꽃 문신』은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그 재미와 감동은 시가 내장하고 있는 서사 자체의 진정성에서, 그리고 서사적 사건을 포착하고 풀어내는 시인의 눈썰미와 말솜씨에서 연원한다. 시인이 천연덕스럽게 풀어놓은 서사의 한 토막을 통해 독자들은,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시 읽기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