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해체되고 있는 포스트모던의 시대에도
영화는 여전히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멈추지 않는 눈』은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륙뿐 아니라 영미의 영화학자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자크 오몽의 이력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저서이다. 오몽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은 1986년 9월부터 1987년 2월 사이에 집필되었는데, 1980년대는 프랑스 영화 이론의 역사에서 격심한 혼돈의 시기였다.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간 영화 이론과 분석에서 주요한 방법론으로 작동하던 기호학의 힘이 많이 약화되었고, 지배적인 영화 분석 담론의 부재하에서 『멈추지 않는 눈: 영화와 회화』가 나온 것이다. 이 저서는 자크 오몽이 나름대로 영화 이론을 구축하고자 한 첫 작업의 결과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도 영화와 회화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이미지 연구에 관심을 갖는다. 이 저서 출간 이전에 프랑스에서 주요한 영화 연구 방법론은 기호학이었는데, 기호학이 영화 언어와 코드들의 분석을 통해 작품의 의미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기제를 밝히고자 했다면, 오몽의 연구는 먼저 이미지의 형상성 자체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미지에는 언어적이지 않은 순수한 시각적인 무언가가 존재하며, 이것이 이미지의 작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을 다루는 방법론이 부재했기 때문에, 그는 영화와 인접 매체인 회화와의 비교를 통해 이미지 연구를 하게 된다.
『멈추지 않는 눈』은 영화를 이미지의 관점에서, 즉 영화를 무엇보다 시각적인 매체로 간주하고, 또 다른 대표적 시각 매체인 회화와 비교하며, 본격적으로 그에 접근한 최초의 연구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 책은 현재 영화 이론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자크 오몽의 연구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멈추지 않는 눈』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고, 이미 여러 책들이 번역 소개된 바 있는 오몽의 이론적인 궤적을 고찰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저서로서, 회화에 대한 오몽의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연구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는 당시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파노프스키, 곰브리치, 작슬 등 이른바 바르부르크 학파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그 다음의 직계 세대들, 그리고 이들보다 주변적이었지만 흥미로운 저서를 남긴 보링거 등을 연구했고, 파노프스키 세대들이 미국으로 옮겨 가 영미에서 낳은 후속 세대들과 그들의 작업을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