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규는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25시」에서 작가를 ‘잠수함의 토끼’에 비유했다. 초기 잠수함에는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기계 장치가 없었던 탓에 산소 부족에 예민한 토끼를 태우고 다녔다. 토끼가 먼저 죽는다는 건 잠수함 안의 산소가 곧 수 시간 안에 바닥남을 뜻한다.
시인은 남다른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시인이 속한 사회의 작은 변화에도 진지하게 반응하며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 낸 작품은 어떤 미세한 현상에도 심도있게 관심을 두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남들이 허투루 보는 외로운 사회적 환경에는 누구보다 먼저 손을 내밀어 희망을 안긴다. 이러한 감수성의 산물이 시집 곳곳에서 사금파리가 가을 햇살에 반짝이듯 감지된다. 바람처럼 스쳐가는 이웃이 가슴 아프게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