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이수형의 첫 문학평론집이다.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에 나온 이래 저자는 비평가적 존재 기반에 대한 모색을 거듭하며 당대의 문학을 읽고 있다. 이와 같은 고민은 문학의 본질과 역할, 그리고 가치에 천착하게 했다. 어쩌면 새삼스러울 수도 있는 이 작업은 “왜 쓰는가”라는 사르트르의 질문을 받아 안아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라는 김현의 진술을 경유했고, 지금은 문학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데도 끊임없이 생산되게 하는 원동력을 확인하는 중이다.
저자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반복되는 현상을 진단하면서, 문학적 코드라는 것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품는다. 그러면서 그 텅 빈 공간에서 오히려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문학이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이나 거짓을 판단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할 수 있으며 그동안 그래왔다는 사실은 경의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바로 여기에서 문학의 본질은 최초의 의도나 의미가 아니라 잉여이고, 문학이 씌어지고 읽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가치들이 발생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저자는 이러한 잉여가 자유롭고 관대한 윤리로 나아가는 도정 위에 있음을 믿는다고 한다. 그의 비평가적 존재의 기반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