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샐러리만이었던 작가가 중국, 인도, 몽고의 오지마을을 여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촬영한 사진을 모은 사진집이다. 사진 속에 담긴 것은 사막과 거대한 사원이 아니라 만다라를 그리는 손길, 가축을 돌보는 이의 뒷모습, 학교 갈 준비를 마친 어린 소녀들의 맑은 눈망울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주목받지 못한 순간들'이지만, 롤라이플렉스로 찍은 흑백필름 사진은 웅장한 풍경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현대화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잊고 있었던 느림의 미학과 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일견 평이해 보이는 사진들은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또, 사진 곁의 한 줄, 혹은 대여섯줄의 짧은 문구는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고요와 평온의 순간에 잠기는 기분을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