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의 유교윤리와 근대 지식의 결합
1909년에 간행된 『초목필지』는 학교에서 수학하지 못한 무학자들에게 문자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독하기 쉽게 편찬된 독학용 연수 국어교과서의 성격을 띠는 문헌이다. 해제의 입장에서 『초목필지』의 서지, 본문 내용의 구성, 교재의 역사적 성격 등을 기술했다. 『초목필지』는 “땔나무를 장만하는 일과 가축을 먹이는 일”의 '초목'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필지’의 뜻을 한데 아우르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 내용으로 제시된 정보량이 전체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학습자를 10대만으로 한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도 학교를 다니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교재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책은 크게 전근대의 유교 중심 생활 윤리와 근대의 실용 생활 윤리, 근대 국가의 구성, 형법, 세계지지가 함께 망라된 교양 학습서의 성격을 띠고 있는 독학용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교과서의 체제 구성과 연관 지어 볼 때 한자 어휘 분류집의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전근대와 근대의 혼합형 교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근대 초기 ‘국어’ 교과서의 모습은 ‘조선어’ 교과서의 실체만이 아니라 동양적 인문 양식이 반영된, 문화적 과도기의 응축물의 성격도 함께 띠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