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있는 것
세상에 없지만 여전히 있는 것
그 어떤 것을 모아 모아
양 손바닥 두 장을 합한 것만 한 이 동시집 상자엔 무엇이 들었을까? 그것은 어떤 것. 할머니가 유모차에 태운 늙은 개, 아이가 현관에 붙여 놓은 공룡 스티커, 김밥집에서 거슬러 받은 돈에 묻은 참깨알, ‘릇’이라는 한 글자, 반딧불 같은 것들. 사물은 다만 사물 하나만이 아니며, 그 날갯죽지 아래 기억과 이야기가 깃들어 산다. 어느 집 문의 다닥다닥한 스티커에는 그 스티커를 붙이며 놀았을 어떤 아이들의 시간과 보물 스티커가 꽤나 소중했던 우리의 유년 시절도 함께 붙어 있다.
시인은 “어떤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 세상에 없지만 어떤 사람에겐 여전히 있는 어떤 것,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있는 것”들을 살뜰히 마름질해 이 상자 안에 넣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손짓해 상자 앞으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