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의 그늘을 미스터리와 감동으로 되짚다!
사회의 단면, 인간의 내제된 욕구를 드러낸 시대의 걸작
『고층의 사각지대』로 제15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본격추리 작가의 길을 걷던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본격추리가 가진 메커니즘에 더는 만족할 수 없어서 인간성을 중시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증명 시리즈를 집필했다고 한다.
증명 시리즈의 배경은 전쟁 후의 혼란을 딛고 일어나 고도의 경제 성장이 시작되던 1970년대의 일본이다. 고도로 발달하는 물질문명 속에서 그와는 반대로 인간성은 시들어가고 물질만능주의, 인간소외, 도덕적 해이와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이러한 병든 사회의 단면을 칼날로 베어낸 것처럼 예리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삶의 명암은 치밀하게 얽히고설켜 결국은 커다란 하나의 그림을 그리며 대단원을 향해 치닫는다.
증명 시리즈에서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의 내제된 욕구, 본성 그 자체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어두운 본성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극단적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으로서의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 독자들에게도 유효한 질문이다. 누구의 마음에나 파문을 일으키는 보편적인 울림이야말로 증명 시리즈가 출간부터 현재까지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이라는 증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