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도록 화려했지만 그 살얼음 같던 삶.
지고의 아름다움이 화(禍) 가 된 여인들
조선의 공녀들. 그녀들은 고국을 위해 명나라 황제의 여자로만 살 수도 없었고, 명나라 황제의 후궁이기 에 조선여인으로 살 수도 없었다. 그녀들은 '아슬아슬한 경계 위의 여인들'이었다. 조선 초 명나라와의 굴욕적인 외교사가 시작되면서 무조건적인 사대주의에 공녀로 바쳐간 여성들이 조국과 타국 사이에 영원한 이방인이 되어 경계에 놓일 수 밖에 없던 위태한 이야기들을 소설로 담았다.
연산군을 문제적 인간으로 만들었던 연산군의 할머니 인수대비, 영락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한규란, 그 뒤에 선덕제가 즉위하자 또 팔려간 한계란 등 조선 역사에 무수히 많은 여성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경계 위에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관한 자료는 형편없이 적은 편이다.
본 소설에서는 한 줄의 기록조차 없이 버려진 여인들의 역사를 여러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불운을 넘어 공녀들의 한을 곱씹는 시간과 그들의 경계를 허구로나마, 환상으로라도 기록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삶이지만 그 속에 끓고 있는 가슴에 서린 한을, 역사 한 가운데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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