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역사의식, 투명한 문체, 인간을 향한 깊은 연민…
러시아 대표 작가 울리츠카야의 대작으로 만나는 인간성과 역사의 참모습!
제2회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한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걸작선이다. 세 편의 소설에는 대를 이어 세상의 풍파에 맞서 강인함과 인내를 나누는 여성을 그림으로써 문학작품에 있어 새로운 여성성을 창조해냈다는 평을 받은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일상에 대한 섬세하고 세밀한 관찰과 친숙한 문체가 인간을 향한 깊은 연민과 맞물려 넓은 관용의 미학을 이끌어낸다. 대표작인 중편 「소네치카」와 장편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을 한 권으로 엮어, 작가의 다양한 문학적 면모를 종합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표제작 「소네치카」는 울리츠카야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다준 대표작이다. 러시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것은 물론, 프랑스에서 그해 가장 위대한 책에 수여하는 메디치상을 수상하는 등 러시아 안팎으로 울리츠카야의 이름을 알리며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여성과 가족에 대한 작가의 세계관이 가장 집약된 작품으로, 주인공 ‘소네치카’의 일대기를 부드럽고도 담담하게 그렸다.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은 작가가 가장 깊숙이 천착하는 주제인 가족에 대한 장편소설로, 고대 그리스신화를 모티프로 가져왔다. 유장한 세월 속 변모하는 가문의 운명을 끈기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묵묵히 수용하고 용서하고 치유하는, 변하지 않는 모성의 위대함이 장대한 서사 속에서 빛을 발한다.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은 푸시킨의 동명 소설에 등장하는 백작부인을 닮은 노파 ‘무르’의 이야기이다.
토지문화재단은 제2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울리츠카야를 선정하면서 “그의 섬세한 펜 아래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파스테르나크 등 러시아 대문호들이 이끈 ‘구원의 미학’이 장엄하게 되살아나고 있다. 이 점이 울리츠카야가 21세기 세계문학 발전에 기여하게 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밝혔다. 소설 속 인물들은 혹한의 러시아에서 역사의 풍람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연약하지만 위대한 보통 사람이다. 사랑과 배신, 고통과 환희를 동시에 경험하지만 대단원에 이르러서는 결국 화해와 용서로 막을 내린다.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밟혀 휘청이면서도 억척스레 삶을 지킨 이들의 모습은 지금, 여기 한국을 사는 우리에게도 인간의 존엄과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