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작품 활동을 했던 최서해가 당대의 다른 작가들과 구분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동경 유학을 다녀온 부유한 지식인이었던 데 반해 그는 몸소 가난을 뼈아프게 체험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당시의 많은 작품들이 허무주의적인 색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퇴폐적인 정서를 극복하고 자신의 극한 체험을 재료로 삼아 심미적으로 각색되지 않은 당대의 현실을 작품 속에 생생히 그려냈다. 일제 강점기 시대 서민들이 겪는 극심한 궁핍의 모습은 현대 독자들의 가슴에도 마치 그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인 듯 절절하고 안타깝게 작품을 통해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