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의지의 껍질을 가지고 안으로 삭힌 서정의 속살
10년 남짓 『녹색평론』 편집장과 편집주간으로 일했으며 현재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변홍철의 첫 시집. 대학시절부터 시작 활동을 해왔던 시인이 오랫동안 틈틈이 써왔던 시들을 모아 시집을 엮었다.
시집의 제목으로 쓰인 시 「어린 왕자, 후쿠시마 이후」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참변에서 희생된 어린 생명에 대한 연민이 뭉클하게 가슴을 치게 만드는 시다. 이런 시인에 대해 이하석은 “그는 세상 모두를 사랑하고 껴안고 싶어한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염주알”을 꺼내는 것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길”을 닦는 지극함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그의 맑고 애잔한 시심들은 그 지극한 마음으로 닦아내는 기도의 말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때로 가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순간에도 사랑과 기도의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삶은 “군내나는 김칫독 같”(「오래된 사랑」)고, “아내의 낡은 겨울내의 같”으며, “얻어온 세발자전거가 내는 철없이 즐거운 소음 같”은 하찮고 애틋하면서도 천진스러운 면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오래된 사랑,/낡은 문풍지 성성한 구멍새로 보이는/새벽하늘 같은 사랑을/욕하며 투덜대며 안쓰러워하며/오래오래 흐느끼듯 웃어도 보”는 것이며, 그러한 태도가 바로 그가 시를 쓰는 태도”라고 평한다.
시인은 늘 현실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삶을 추스르는 태도를 더불어 유지하려 애쓴다. “아비의 무덤에 돌을 얹고/어금니를 깨물며 학교로 달려가는/아이들의 맨발처럼/돌멩이를 쥔 주먹처럼”(「바그다드의 신부처럼」) 그렇게 강인하기를 다짐하는 그의 시심은 이런 “강인한 의지의 껍질을 가지고 안으로 삭힌 서정의 속살”(이하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