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마음을 베인 청춘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손길
이 시대 청춘들의 방황과 고민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수많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억수씨의 「연옥님이 보고계셔」 후속권이 4년만에 출간되었다. 세상의 벽에 부딪혀 좌절을 경험하지만 이를 극복해가는 청춘들의 성장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당대 소시민들의 삶과 사회상을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며 끝 맸었던 1권에 이어 정수와 가족들의 서울 생활이 그려진다. 서울에서 정수 가족의 생활은 대가족 안에서 따뜻하기만 했던 부산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진다. 성장기에 접어든 정수와 진수 남매는 그들의 부모님이 열심히, 그리고 정직하게 사시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삶이 항상 버겁기만 한 현실에 조금씩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대학에 입학한 정수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조금씩 주변 반경을 넓혀가지만, 동시에 비정하고도 거대한 세상의 본모습을 어렴풋이 깨달아간다. 그럴수록 그의 마음속에는 세상에 대한 불안함과 회의가 자라나는데….
작가 억수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통의 이야기’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작가 특유의 감각적이고도 탁월한 연출력을 통해 작품 속 인물의 심리나 감정을 생생하고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만화가 머리가 아닌 가슴에 먼저 와 닿는 이유다. 이처럼 진솔하고도 무게감 있는 스토리에, 작가가 지닌 발군의 재능이 더해졌기에『연옥님이 보고계셔』라는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