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hightech) 시대, 수천 년 동안 과소평가되고 심지어 억압되기까지 했던 감정과 감성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이테크가 너무나 일상화된 시대라는 점을 부인할래야 부인할 수도 없거니와 되돌릴 수도 없는 사실이다. 너무 흔해 빠져서 하이테크의 산물인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문제는 하이테크가 로테크로 무너진다는 점이다. 2001년 9.11 테러로 미국 경제의 상징물 같았던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가 박살나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온 상황을 살펴보면 테러범은 단지 단검 한 자루만 가지고 비행기 조종실로 침투했다. 이게 로테크(lowtech; 저급 기술)다. 결코 고급 기술이 아니었고, 첨단장비가 동원됐던 것도 물론 아니었다. 이제 막 이륙해 연료가 가득 찬 비행기 자체가 무기였고, 그 비행기를 45도 각도로 비틀어 건물의 높은 부분을 들이받음으로써 더 많은 층과 충돌한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로테크와 하이테크를 연결시켜 주는 개념으로 하이컨셉을 제시하고, 하이테크든 로테크든 현대인들의 모습과 특징을 ‘호모 루덴스’라는 틀로 들여다본다. 다시 말해 하이테크와 로테크, 하이컨셉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4개의 키워드로 현대를 설명하고, 미래예측을 시도한다. 이 4개의 키워드는 현대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인식의 축이기도 하다. 영화, 음악, 스포츠, 공연, 여행, 등산, 취미활동 등 모든 현대인의 활동을 호모 루덴스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생산, 일자리 등 모든 경제 활동에다 가수 ‘싸이’의 돌풍 현상까지를 이런 분석의 틀로 본다.
그래서 유럽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축구 구단은 ‘축구산업’의 ‘축구기업’이고, 훌륭한 축구 선수의 경기도 ‘축구 선수의 근로여건’이라는 개념으로 본다. ‘웃음 창조 사업’도 경쟁력 있는 멋진 사업이고,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감성 산업’ 역시 돈이 되는 분야다. 그래서 웃기고, 울리고, 가슴 설레게 감성을 자극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는 것까지 감성, 감정, 직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모두가 현대에는 유망한 사업 혹은 산업이라고 규정한다. 돈이 나오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분야다. ‘웃음생산주식회사’를 만들고 ‘감성자극사(社)’ ‘감동생산자’가 되라고 청년들에게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