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가니’라고 일컬어진 화제의 연극을 소설화한 책
학교폭력과 왕따와 같은 사회성 짙은 소재, 묵직한 교육적 이슈를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풀어내다
10대 사망 원인 1위는 다름아닌 자살이며, 청소년 10명 중 2명이 자살의 이유로 '학교폭력'을 언급한다고 한다. 채 1년이 되지 않은 2011년 12월에는 대구 수성구의 모 중학교 남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서에 지목된 다섯 명의 가해 학생들은 구속되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12년 1월 말, 한 극장에서 열린 희곡 낭독 공연장에서 관객들은 이 사건과 뜩같은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희곡의 제목은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자살하면서 유서에 다섯 학생의 이름을 써놓았고,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 회의실에 소집되면서 학교 측과 유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는 내용이었다.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정면으로 다루며 가해자의 입장에서 날카롭게 파고 든 이 연극은 다양한 화제를 일으키며 회자되었고, 급기야 일본의 소설가 히타사와 세이고에 의해 소설화되기에 이르렀다.
소설이 집필되는 중에도 국내의 청소년들은 학교폭력에 끊임없이 시달렸고, ‘연쇄 자살’이라고 불릴 만큼 충격적인 청소년 자살 사건들이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었다. 밝혀지는 현실은 ‘연극 이상’이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아이들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부모들의 입을 통해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관 속을 들여다보며 웃는 얼굴’을 짐작할 뿐이다. 소설 속 부모들이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말들이 너무나 익숙하다면, 내가 가해자 부모라도 저렇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학교폭력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겪는 사회 문제임을 반증하는 것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