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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O
글쓴이
오은 외 11명
출판사
알마
출판일
2019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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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오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첫, 사랑 혹은 매혹에 관한 열두 작가들의 각기 다른 응답
취향 공동체 알마 ‘부크누크(BookNook)’ 오픈 기념 시-에세이 선집

열두 명의 시인과 소설가가 고백한 첫사랑의 세계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지은 첫 번째 사랑 혹은 매혹의 순간들

알마가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을 기념해 작고 아름다운 선집 《첫사랑과 O》를 출간했다. 한국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열두 명의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이 책을 통해 첫사랑과 첫사랑을 둘러싼 자신의 세계를 고백했다. 편집부는 “첫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시와 에세이를 청탁했고, 작가들은 제각기 다른 첫사랑의 세계로 여기에 응답했다.

온전히 자신으로만 꽉 차 있던 내가 당신 없이는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이 결핍된 존재가 되는 첫사랑의 발병(發病)으로부터, 그때 형성된 첫사랑의 세계가 지금 나를 이루게 된 경위까지,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뒤흔들었던 가장 내밀한 사건을 고백했다. 어떤 강렬한 매혹은 마치 첫사랑처럼 삶의 방향을 뒤바꾸고 훗날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분기점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첫사랑의 순간을 상찬하는 글이 아니라, 처음 겪는 설렘과 고통스러운 긴장과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했던 헤어짐이 얽힌 첫사랑의 세계를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에는 건축가 김헌의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다. 그는 첫사랑의 속성에 관하여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의 대상 자체가 아름답지만 동시에 그것의 부재 역시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 것이다. 첫사랑은 그런 존재이고 기억 속에서 공허로 굳어져 가는 어떤 것이다.” 열여덟 편의 시와 에세이를 잇는 겨울, 눈, 나무, 숲의 이미지들은 결코 메워지지 않은 채 얼어붙은 공허로만 짐작할 수 있는 첫사랑의 세계를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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