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속에 웅크린 소녀는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나
김형경이 혼신의 힘으로 기록한 49가지 무늬 천일야화
1억원 고료 제1회 국민일보 문학상을 수상한 뒤 출간한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소설가 김형경을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베스트셀러 『세월』이 20여 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됐다. 『세월』은 무엇보다 여성작가가 쓴 성장소설이라는 점, 하나의 물방울이 상류에서 하류로 나아가 마침내 드넓은 바다와 만나는 상황 사이에 한 인간의 꿈을 향한 여정을 밀도 있게 배치시킨 보기 드문 자전소설이다.
이 소설은 외형상, 화자인 그 여자가 산 위로 올라갔다가 지난날을 회상하고, 하산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그 산은, 열두 살부터 서른셋까지 한 여성이 한 인간으로 온전히 거듭나기까지, 뜨거운 걸음을 옮겨온 고난의 산이다. 탐정을 꿈꾸지만 부모에게서 떨어져 민달팽이처럼 하숙집을 전전하는 그 아이, 고향인 강릉 바다를 보며 바다가 되리라 책갈피처럼 펼쳐진 바닷가를 서성이는 그 여학생, 잿빛 바다와 전쟁 같은 양극으이 사랑에 가로막힌 스무 살의 그 여자, 기억에 반짝이는 꿈의 비늘을 긷기 위해 우물보다 깊은 마음속에 웅크린 서른까지, 작가가 30여 년 동안 봉인했던 안쪽의 시간을 송두리째 뒤집어 보여준다.
『세월』은 그 수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의 시련을 통해 결국 자신이 원하던 꿈에 다다르는 과정으로서 한 작가의 문학작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우리 모두의 거울 같은 소설로써 감동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