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초콜릿의 역사와 ‘나쁜’ 초콜릿의 두 얼굴
초콜릿은 역사에 등장한 순간부터 지위가 낮거나 가난한 사람들의 고된 노동으로 만들어졌다. 3,000여 년 전 올메크족 여인들은 지배자들을 위해 카카오 음료를 바쳤다. 마야인들은 그들을 식민지배한 에스파냐를 위해 카카오를 재배했다. 이제 아프리카 농부들은 거대한 초콜릿 기업에 헐값으로 카카오를 팔고 있다. 그들의 농장에서는 노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카카오를 수확하고 있다. 초콜릿의 역사는 이렇게 수많은 세대의 피와 땀으로 쓰였다. 저자 캐럴 오프는 어둡고 비윤리적인 카카오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탐색한다. 특히 어린이 노예노동의 실상과 인권 유린을 폭로하고 있다. 그녀는 이 책이 음식에 관한 책이 아니라 정의에 관한 책이라고 밝혔다.
초기의 초콜릿 기업가들은 공동체를 만들고 온정적 자본주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밀턴 허시는 제과공장의 울타리 안에 “어떠한 빈곤도, 폐단도, 악행도 없는” 공동체를 세우려 했다. 허시가 세운 마을에는 놀이공원과 호수 크기의 수영장, 대리석 로비의 대극장을 겸비한 마을회관, 야외 음악당, 골프 코스, 베르사유 궁전을 본뜬 정원들, 이웃 마을들과 연결되는 노면 전차까지 있었다. 허시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건강보험과 퇴직연금 혜택도 주었다. 1937년 허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왜 그랬을까? 답은 간단했다. 밀턴 허시는 노조를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마을을 사실상 자신의 영지처럼 운영했다. 시장도, 자치의회도, 정부도 없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은 급료로 자식들에게 쓰는 돈보다 밀턴 허시가 보육원 아이 하나에 쓰는 돈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밀턴 허시는 자선적인 독재자였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허시, 마스, 캐드베리 같은 초콜릿 제왕들이 초콜릿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세계 카카오 원두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전쟁과 폭압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2004년 코트디부아르에서 납치된 프랑스-캐나다 국적의 저널리스트 기 앙드레 키에페르가 카카오와 관련한 코트디부아르 정부의 부패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키에페르는 카카오 수출을 통해 얻는 막대한 수익이 생산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코트디부아르의 로랑 그바그보 정권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적했다. 그바그보는 2010년 말 선거에서 졌음에도 권력을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며 코트디부아르를 혼란으로 내몬 바로 그 인물이다. 이 책에서는 코트디부아르가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카카오의 주요 생산지가 되는 과정과 그럼에도 가난에 빠진 농민들의 실상, 카카오를 둘러싼 부패와 경제적 파탄 때문에 겪게 되는 내전의 원인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