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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왕, 충선왕
글쓴이
이승한 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1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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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승한

광주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고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전남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역사를 연구하는 데 ‘민족’이나 ‘민족주의’ 시각을 갖는 것은 역사를 수단화·도구화하여 배타적이고 공격적이 기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삼별초 연구로 시작해서 고려시대 무인정권과 원 간섭기에 색다른 호기심과 문제의식을 갖게 된 데는 ‘민족’이란 연구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20년 넘는 연구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면서 이 책이 독자들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우리 역사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주요 저서로는 고려시대 무인정권을 다룬 『고려 무인 이야기』(전4권)와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몽골 제국과 고려 1), 『혼혈 왕 충선왕, 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몽골 제국과 고려 2), 『고려 왕조의 위기, 혹은 세계화 시대』(몽골 제국과 고려 3)가 있다.

책 소개

분야역사
낭만적 망명을 택한 경계인, 충선왕

충선왕을 '혼혈 왕'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말이다. 그 시대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충선왕 자신도 그에 대해 특별한 자기 인식이 없었다. 또한 그 혼혈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려 왕위를 계승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거나 원에서 활동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지도 않았다. '혼혈 왕' 이라는 표현은 지금의 시각으로 충선왕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동원한 말일 뿐이다. 충선왕이 고려인으로 일생의 대부분을 원에서 생활했던 것은 그러한 문화적 혼혈의 바탕이었다. 성년이 된 이후 충선왕은 원에서 활동하면서 고려에는 특별한 경우에만 들어왔다. 그러면서도 원 제국의 정치와 사회 속에 온전히 투신하지 못했고 고려의 국정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전념하지 못했다.

고려에 있을 때는 제국을 지향했고 제국에서 밀어내면 고려에 잠시 머무르기를 반복했지만, 이쪽 사회에서나 저쪽 사회에서나 진중하게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충선왕은 말년에도 끝내 고려에 돌아오지 않고 원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살아서는 고려에 돌아올 수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미처 삶을 정리하지 못하고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던 것일까. 그래서 충선왕의 재원 활동과 삶은 결국 자발적인 망명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낭만적 망명이라 해도 괜찮다. 충선왕을 '경계인'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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