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구(또는 문화론적 연구)의 관점에서 1960년대를 탐사하는 책. 문화연구는 연구방법과 시야의 전환을 아우르는 말이다. 문화연구는 한국문학의 근대성을 새롭게 천착하고 지식과 문화제도의 기원을 탐사해 오래된 연대(年代)의 당대성을 복원해왔다. 민족ㆍ남성ㆍ엘리트에 가렸던 존재를 되살렸고, 제도ㆍ담론ㆍ표상이라는 미개척 분야를 답사해 식민지 시대 사회ㆍ문화에 대한 새로운 상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사회ㆍ문화적 현대성은 19세기 말~20세기 초를 첫 번째 단계로, 1920~1930년대의 식민지 근대화를 두 번째 단계로 하여 구축되었다. 탈식민과 전쟁을 거치며 한국의 현대성은 재구조화된다. 남한에서는 그 굴곡을 1950~1960년대에 걸친 사회ㆍ문화 전반의 미국화와 냉전 체제화, 미디어와 대중의 폭발적 (재)형성, 근대문화제도의 (재)구축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새로운 현대성은 《1960년을 묻다》에서 다룬 1960년대에 안착, 1990년대까지 그 힘을 유지ㆍ존속시킨다. 오늘날까지 현대성은 여전히 관철되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정치의 장에서 ‘산업화 대 민주화’라고 상투적으로 요약되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대서사’를 더 적실한 것으로 수정하려 한다. 1960년대의 한국인들도 ‘두 송이 장미, 한 그릇의 밥’을 함께 원했다. 밥과 장미는 각각 생존(경제)과 인간적 존엄(민주주의)을 상징한다. 1960년대의 한국사회는 모순적이고 길항하는 힘들의 각축 속에서 형성되었다. 그 힘들은 ‘민주화 대 산업화’처럼 서로 이항대립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민주화와 산업화가 각각 인간적 존엄과 인간계발의 필요조건이듯, 양자는 1960~1980년대 개발연대의 화두이자 지상목표로서 경쟁하고 보완되며 커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