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갈매기의 꿈』 다음에 만나야 할 우리 시대의 우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잇는 성장소설풍 우화, 독일작가 올리버 반틀레의 『내 안의 코뿔소』는 우리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나 자신은 물론 나와 관계 맺는 모든 존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내 마음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낸다.
힘 꽤나 쓰고 저 잘난 멋에 사는 ‘우리의’ 요피는 툭하면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로 다투는 신경질쟁이다. 훌훌 털어버릴 만도 한 옛날 일에 얽매여 남 탓하고, 감당 못할 세상사와 겨루느라 지쳐있다. 자신이 오랫동안 꿈꿨던 미래는 애써 외면한 채 현실에 주저앉아 하루하루를 허비한다.
그런 요피 앞에 살아있는지조차 몰랐던 할아버지 ‘메루’가 운명처럼 나타난다. 늙어서 기력은 떨어졌으나 산전수전 다 겪은 이 ‘현자’는, 삶의 경험과 지혜와 인내심으로 짜증 미움 분노 두려움 격정 좌절감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요피를 품어 안는다. 요피 스스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되돌아보도록 이끌면서, 어린 시절의 꿈과 소망을 찾아 가게 도와준다.
친숙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낯설기만 한 동물 코뿔소는, 우리가 다 아는 것 같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상징한다. 그래서 ‘내 안의 코뿔소’를 두 눈 감고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습을 빼다박은 듯한 코뿔소 ‘요피’의 서툴지만 포기하지 않는 발걸음을 지켜보면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