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간 행동하는 양심
‘이우정’이라는 한 여성의 역사에서 한 시대의 역사를 읽다
이우정(1923~2002), 생전에 그에게 붙은 명칭은 셀 수 없이 많다. 교수, 여성신학자, 인권운동가, 여성운동가, 여성노동자의 대모, 평화통일운동가, 국회의원 등등. 세상이 그를 부른 숱한 이름은 하느님이 그를 불러낸 장소와 사건을 가리킨다. 그는 시대의 부름에서 동시에 하느님의 부름을 들었고, 그가 감당했던 일들은 부단히 하느님 뜻을 묻는 기도 끝에 일으킨 행동이었다. 1970년 인권ㆍ민주화 운동에 몸을 던진 후 이우정은 곧 기독교계와 사회의 진보 여성운동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새로운 운동 시작에는 늘 이우정이란 이름이 선봉에 있었다. 아니, 여성운동은 이우정이 깨달은 지점에서마다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삶은 일제 강점기, 민족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 가부장적 독재정권 시대와, 인권회복ㆍ민주화투쟁,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시대까지 민족에게 닥친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1970년 이후 이우정은 민족문제와 경제적ㆍ사회적ㆍ정치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현장에서 한 발짝도 떨어진 적 없이 이 나라의 고단한 역사와 혼연일체가 되어 살았다. 그의 삶은 한 여성의 역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는 한 시대의 역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올해, 도서출판 삼인에서 출간된『이우정 평전: 오직 한 가지를 택하였다』는 고통당하는 세상을 위해 자신을 산 제물로 바쳤던 그의 삶과 사상, 그리고 신앙을 통해 당대의 역사는 물론 아직도 같은 문제를 변주하는 이 시대를 비춰보도록 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