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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 교양의 탄생
글쓴이
박숙자 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12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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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숙자

1970년생으로 계몽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에 홀딱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랑새를 찾는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이야기를 보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짐작하기는 했지만, 어린 마음에 ‘파랑새가 어떻게 집안에 있지’라는 이상한 궁금증이 남아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내 주위에 집안에서 파랑새를 기르는 집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파랑새’하면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새로 떠올린다. 동화가 던지는 교훈과 별개로 남아 있는 내 오인된 기억이다. 이는 ‘치르치르’가 ‘틸틸’의 일본어식 발음이라고 안 이후에도 여전히 책에서 보았던 ‘치르치르’로 기억하는 게으른 습관과 비슷한 일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정음사 세계문학전집과 삼중당문고, 글방문고 등을 섭렵하는 기쁨에 들떠 ‘도전’ 정신을 키워나갔으며 알 듯 말 듯한 이야기 세계를 즐겼다. 그래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하거나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라는 낯선 음감의 언어를 즐겨 사용했다. 대학 입학 환영회에 서‘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로...소감을 대신해 동기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오글거린다. 물론 이 기억으로 지금껏 문학을 공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니 내가 읽고 느꼈던 ‘명작’에 대해 좀 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조금 더 진정성 있게, 그리고 조금 더 내 삶으로 이해될 수 있는 문학으로 공부하며 살아가기 위해‘ 명작’을 둘러싼 식민지 근대와 해방 이후의 문화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서강대 인문과 학연구소에서 ‘정전의 문화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식민지 시대의 교양과 명작, 그 본질은 무엇인가

‘명작’을 둘러싼 식민지 근대 사회와 해방 이후의 문화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우리는 명작을 통해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에서도 표현했듯, 명작을 욕심 내는 교양은 속물과도 같다. 어렸을 때 세계문학전집에 푹 빠져 지냈고 지금도 그 영향으로 문학을 공부하는 저자는, 본인이 읽고 고민했던 명작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삶의 테두리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조명해 보고자 하였다.

출판 시장에 불황이 닥쳐 많은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계문학전집만큼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분명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렇지만 과연 우리는 언제부터 세계문학전집을 읽고 싶어 했던 것일까? 세계문학이 나름의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명작·필독서로 둔갑하여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모습은 꽤 익숙한 풍경이다. 이렇게 세상으로 나온 명작들은 근대적 지식을 자본화하여 속물적 양태를 가속화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의 입에 명작이란 이름으로 오르내리며 교양 사회의 보증서로 통용되는 것들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속물 교양’이다.

명작은 문명의 산물로 상징되면서, 사람들은 앞다투어 세계문학전집 세트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교양 있는 자들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며, 특히 양장본은 소장가치를 인정받아 물신적 기호로 둔갑하였다. 본래의 문학적·역사적 가치보다는 단지 보여주기 위한 소장품 혹은 애장품으로 변질된 것이다.『속물 교양의 탄생』은 양서가 자본주의 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왜곡되며 그 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인 교양이라고 믿는 명작의 왜곡된 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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