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시대의 교양과 명작, 그 본질은 무엇인가
‘명작’을 둘러싼 식민지 근대 사회와 해방 이후의 문화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우리는 명작을 통해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에서도 표현했듯, 명작을 욕심 내는 교양은 속물과도 같다. 어렸을 때 세계문학전집에 푹 빠져 지냈고 지금도 그 영향으로 문학을 공부하는 저자는, 본인이 읽고 고민했던 명작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삶의 테두리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조명해 보고자 하였다.
출판 시장에 불황이 닥쳐 많은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계문학전집만큼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분명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렇지만 과연 우리는 언제부터 세계문학전집을 읽고 싶어 했던 것일까? 세계문학이 나름의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명작·필독서로 둔갑하여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모습은 꽤 익숙한 풍경이다. 이렇게 세상으로 나온 명작들은 근대적 지식을 자본화하여 속물적 양태를 가속화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의 입에 명작이란 이름으로 오르내리며 교양 사회의 보증서로 통용되는 것들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속물 교양’이다.
명작은 문명의 산물로 상징되면서, 사람들은 앞다투어 세계문학전집 세트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교양 있는 자들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며, 특히 양장본은 소장가치를 인정받아 물신적 기호로 둔갑하였다. 본래의 문학적·역사적 가치보다는 단지 보여주기 위한 소장품 혹은 애장품으로 변질된 것이다.『속물 교양의 탄생』은 양서가 자본주의 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왜곡되며 그 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인 교양이라고 믿는 명작의 왜곡된 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