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 문단에서 독자적인 문학 영토를 개척한 작가이자 사회 모순, 계급 갈등, 여성 억압 문제를 이념과 기성 문단의 영향에 얽매이지 않고 생생한 언어와 소름 끼치도록 핍진한 묘사로 거침없이 그려 낸 강경애의 후기 대표작들을 엮은 『소금』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열의를 결코 잃지 않았던 강경애는 일제에 저항하는 ‘동맹 휴학’에 가담하고, 농촌 계몽에 힘쓰며 신간회와 근우회 조직에 참여하는 등 일찍이 정열적인 활동가이자 실천가로서 삶을 개척하였다. 그 후 양주동과의 만남을 계기로 문학에 눈을 뜬 강경애는 자신의 빈궁한 생활과 여성이라는 상황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험악한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해 낸다.
이렇듯 작가 강경애는 이념과 사조를 초월하여 빈곤층이나 노동자, 핍박받는 여성의 모습을 ‘비극적’이라는 말만으론 부족할 만큼 적나라하게 그려 냄으로써 비로소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대표작 『인간 문제』는 발표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하층민의 지난한 삶을 날것 그대로 보여 주었다. 결혼한 뒤 간도에 정착하게 된 강경애는 중앙 문단으로부터 아예 외떨어져 지리멸렬한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끊임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하였다. 작가 강경애는 간도라는 식민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각종 모순을 작품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욱 공고히 하였고, 이 책 『소금』에 실린 네 편의 작품들은 바로 그 결실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