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과 처세가 만든 강호 사회,
시대를 체면의 틀에 가두다
'강호'라는 개념을 통해 중국 사회의 연줄과 처세, 체면을 고찰한 중국 비판서다. 명대 중기부터 현대 중국에 이르기까지 중국 현대화 과정의 유교, 사회주의, 법치 제도를 종합적으로 아울렀다. 책은 역사의 흐르에 따라 점차 강호화되는 중국 사회를 비판하고 성찰한다. 강호 사회란 체면이 자본화·신용화되어 권력과 돈을 교환하는 사회를 뜻한다. 평범하던 인간관계는 음성적인 사회제도로 변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책은 이처럼 일종의 사회병리적 현상인 '강호화'를 짚어낸 다음, 그것을 극복하고 건전한 사회구조를 확립할 수 있는지를 따져 묻는다.
'강호'라는 개념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맥, 처세, 체면을 포함하고 있다. 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 사적인 관계를 기본으로 사회 기구를 운영하는 분위기가 강하며, 그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심하지만, 전 세계에 인맥 사회가 아닌 곳은 없다. 책은 미국의 두 부시 대통령 역시 모종의 관계와 가족의 인맥 자원 덕분에 당선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체면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위선과 기만에 대처하느라 녹초가 되었다. 저자는 중국이 강호라는 문화 고질병을 뿌리뽑고 현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강호를 인식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날카로운 비판은 남의 비위를 맞추고 연기하느라 지친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