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춘문예의 계절을 맞아 특별한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캐나다 작가 카밀리앵 루아의 편지 모음집 『소설 거절술』이다. 제목만으로도 귀가 솔깃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작가를 꿈꾸며 습작중인 지망생이거나, 이미 원고를 거절당해본 경험이 있는 무명작가일 확률이 높다. 그건 그렇고, 편집자가 소설을 거절하는 기술이라니, 진짜 그런 게 있을까?
정말 있다. 이 책엔 소심하고 예민한 작가 지망생들에게 뼈아픈 돌직구를 던지는 편집자들의 다채로운 투고작 거절 기술이 총망라되어 있다. 모름지기 승리의 첫걸음은 상대의 기술을 파악하는 것! 혹독한 편집자들의 바리케이드를 넘어 황량한 작가의 영토에 입성하려는 분들께 추천한다.
이 책에 수록된 거절 편지들은 내용뿐 아니라 형식면에서도 기발하고 황당하다. 전보, 공문서, 추도문, 매뉴얼, 전화자동응답 등 각종 수단이 동원될뿐더러, 라퐁텐 스타일의 우화나 1막짜리 희곡, 하이쿠나 알랙상드랭 시 형식으로 쓰인 편지들도 있다. 혀짤배기나 난독증이 있는 편집자의 답장을 해석하는 건 그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다.
그러나 이처럼 수많은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결말은 썩 나쁘지만은 않다. 이 책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소망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깊은 애정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작품 선택에 절대적 기준 같은 건 없을지 모른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누군가는 당신의 글을 좋아하고 또다른 누군가를 그렇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조앤 K. 롤링도 수차례 원고를 거절당했지만 결국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오늘도 부지런히 글을 쓰는 당신이라면, 언젠가 당신 작품의 진가를 알아줄 편집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