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성」, 「소송」 등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실패를 반복했고, 작가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평범한 월급쟁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직장생활을 너무도 싫어했지만, 생계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 그토록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으며, 허약했고 불면증까지 있었다. 가족과도 사이가 나빴고, 특히 아버지 때문에 자기 성격이 삐뚤어진 거라며 평생 원망하며 살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문장은 그 어떤 글들보다 우울하고 나약하며,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힘들만큼 부정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냉소와 절망의 극한에 대한 상상이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긍정적인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가 범람하는 세상이다. 노래도, 소설도, 영화도. 유명인들도 자주 희망이 담긴 말을 한다. 그런 긍정의 신앙에 억눌려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긍정의 힘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정의 극한에서도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카프카는 작품으로 훌륭히 보여주었다.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 도저히 긍정적인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부디 이 책을 펼쳐보시기 바란다. 카프카의 부정적인 말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현실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