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여덟 시에 레이디를 죽이겠다. 어쩔 텐가?
■ 출판사 서평
그 흥분은 모순적이었다. 그는 경찰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싶어 하면서도 추격전, 목숨을 건 총격전을 벌이고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살인이 성공적으로 귀결되길 바랐다. 오늘 밤 그는 죽일 생각이었다. 그렇고말고. 기필코 그럴 생각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해가 찌는 더운 여름날 아침 8시에 경찰서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된다. ‘오늘 밤 8시에 레이디를 죽이겠다. 어쩔 텐가?’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아 든 코튼 호스 형사는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할 수 없다. 번스 반장과 상의한 끝에 형사들은 편지의 내용을 사실이라고 간주하고 사건 추적에 나선다. 하지만 남은 시간을 열두 시간뿐이며,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레이디’라는 여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경찰 드라마를 실험해 온 에드 맥베인은 이번 작품에서 하루 동안 일어난 특별한 사건을 선보인다. 정확히 말하면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 사이의 해가 찌는 한여름에 발생한 추적극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형사들은 용의자를 놓치고 헛다리를 짚는 등 사건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긴장감은 높아진다.
에드 맥베인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놓지 않으며, 시리즈 여느 작품에서와같이 날씨 묘사에 집착한다. 에서 보이는 한여름의 무더위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목 단추를 풀게 한다.
87분서 시리즈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일본 등 집계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나라에서 번역되었고, 지금도 번역되고 있다. 맥베인은 그중에서도 『레이디 킬러』의 이탈리아 번역본을 매우 궁금해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책을 쓰는 동안 가능한 한 빨리 해변으로 가야 할 특별한 요구에 몰렸었기 때문에 책 자체도 단선적인 구성에 몰렸다. 기본적인 요소만 있는 책이다. 당신이 이 책에 뛰어든 순간 당신은 책에 휩쓸려 책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쓰였기 때문에 빨리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책 속에서 째깍거리며 진행되는 열두 시간은 나에게 부과된 마감의 긴박감이 공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9일. 하루에 20페이지. 시계는 째깍거리고 코튼은 대단한 활약을 한다. _작가의 말
크랭크는 프레더릭 7-8024로 전화해 “아래층 중국인이 운영하는 세탁소에 대해 또 얘기하고 싶지 않소. 주인장의 스팀다리미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단 말이오. 자, 이제 그를 체포해 주겠소?”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크랭크는 87분서로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다. ‘암살자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경찰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러시아인들이 내가 초음속 탱크를 발명했단 사실을 알아 버렸습니다.’
전 세계 모든 경찰서는 일주일 내내 크랭크 전화와 편지를 받는다. 그러한 전화와 편지 들은 진지한 것에서 멍청한 것, 황당무계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의심스러운 공산주의자, 유괴범, 살인자, 낙태 시술자, 위조범과 고급 매음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람들이 거기에 해당한다. _본문 7P.
추천사
나는 전후 세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 에드 맥베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장르 소설에 리얼리즘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최초의 작가였다. 대중 소설의 한 분야를 창조했으며 196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했다. 『뉴 센추리온스』, 『에디 코일과 친구들』, 『대부』, 『블랙 선데이』, 그리고 『샤이닝』같이 이색적인 작품들은 모두 에드 맥베인에게 빚을 지고 있으며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시대와 문화를 솔직하게 반영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쓰는지 베이비붐 세대에게 가르쳤다. 그는 경찰 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사람 이상으로 기억될 것이고, 끝내주는 작가였다.
_스티븐 킹
신인 작가였을 무렵 나는 편집자에게서 뉴욕 경찰에 대한 시리즈를 써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경찰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자 편집자는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를 내밀었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를 읽으면 경찰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에 푹 빠져 시리즈를 전부 읽었고 경찰 시리즈를 쓰기 시작했다.
_넬슨 드밀
맥베인은 거장이다. _뉴스위크
맥베인은 모든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요즘 그렇게 쓸 수 있는 작가는 극소수다. _어소시에이티드 프레스
맥베인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를 두 번 생각하게 한다. - 뉴욕 타임스
이론의 여지가 없는 거장. 그를 능가하는 작가는 흔치 않다. - 데일리 미러
경찰 소설의 효시
경찰 소설의 기원을 정확히 따진다면 에드 멕베인을 경찰 소설의 효시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경찰 소설이라는 것은 적어도 실제적인 경찰활동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메그레나 프렌치, 모스 경감이 등장한다고 해서 경찰 소설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멕베인의 작품에는 매 작품마다 경찰 활동의 전문성을 엿볼 수 있는 실제 자료들이 나온다. 몽타주, 검시 보고서, 형사들의 근무표, 총기에 관한 보고서 등등이 그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를 추리소설의 기원이라고 볼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포를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처럼 에드 멕베인이 경찰 소설이라는 추리소설의 하위 장르를 확립시켰다고 해서 반대할 사람 역시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에드 멕베인은 자신이 확립한 경찰 소설이란 장르에 대해 스스로도 어떤 자부심을 느꼈는지 그의 소설 내에서 가끔 그런 의식이 표출되기도 한다. 실제로 한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작가가 쓴 경찰 소설은 읽지 않는다. 겸손하지 못한 말이지만 세계의 어떤 경찰소설 작가한테도 배울 것이 없다. 오히려 그들이 나한테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작가들로서는 불쾌할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87분서 시리즈 중에서 걸작을 한 편을 꼽으라고 하면 이상하게도 한 작품으로 모아지는 작품이 없는 편이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제각각 다른 작품들을 꼽는다. 이렇듯 87분서 시리즈의 특징이자 매력, 혹은 단점은 한 작품 한 작품보다도 시리즈 자체를 읽는다는 데 더 큰 매력이 있다. 한 편 한 편이 전부 재미있다는 보장은 못하겠지만 적어도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한 등장인물들이 유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휴먼드라마로서만 읽어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멕베인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매우 섬세한 묘사에 있다. 평범한 미국인들의 지극히 현실감 넘치는 유머 섞인 대화와 사람들의 머릿속을 그대로 드러내어 종이 위에 펼쳐 놓은 듯한 세밀한 필력은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