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글감이라도 그것이 선명하지 않으면 섣불리 덤벼들지 않는다. 끙끙거려 봐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걸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은 작의가 각각 다르지만 ‘슬픔’을 기본 정조로 한 단편들의 모음이다. 그래서 제목을 별도로 붙였다. 계획이 일 년 앞당겨졌다. 대구문화재단 덕분이다. 얼떨결에 신청한 공모 결과 발표를 보고 내 머릿속은 잠깐 복잡해졌다. 그러나 이내, 행운이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