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현상에 있어서 죄(罪)는 병리현상(病理現象)인가 생리현상(生理現象)인가? 이것은 지금 추구하고 있는 학문이 신학인지, 혹은 철학 내지는 심리학이 되는 지를 가름하는 중요한 물음이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신학에 있어서 죄는 인간의 특별한 병리현상이 아니라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다. 지금까지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라는 개념은 정신병리학적 견지에서 연구되고, 또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는 틸리히의 확고한 신학적 토대 위에서 심리학적 인간 묘사를 수용한 결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틸리히가 『존재의 용기』의 결론 부분에 이르러서 "용납되어졌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용기"라고 외치고 있는 그 외침 속에서 루터의 이신칭의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