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안의 시는 물 이미지와 식물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아이러니 서사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그의 시는 특히 관계의 어긋남을 통해 아이러니 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고, 상황이나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않고 유예시키고 미끄러뜨림으로써 아이러니적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환유시의 전범이 되고 있다. 특히 그의 시 곳곳에 보이는 백색 이미지는 여백과 초월을 통해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힘이 있다. 김이안 시인은 외로움이나 소외를 피하거나 멀리하지 않고 시적 언어로 뭉근히 껴안음으로써 진정성 있는 시세계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이안 시인은 그의 삶이 시이고 그의 시가 삶인 셈이다. 그의 시가 물의 상상력을 중심으로 미끄러져 어떤 시의 섬에 닿을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고 있는 환유적 상상력은 앞으로 그의 시가 펼쳐 나갈 미래에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