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어덜트 소설’의 고전 『스피크』, 그래픽노블로 다시 만나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읽힌 ‘영 어덜트 소설’ 중 하나인 로리 할스 앤더슨의 『스피크』가 그래픽노블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영 어덜트 소설’에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문학상 ‘마이클 프린츠상’의 첫 회(2000년) 수상작으로 총 300만부 이상 판매되며 많은 독자를 꾸준히 확보하여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성폭행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 까닭에 미국 내에서도 수없는 사회적 논쟁과 검열을 거쳐야 했지만 마침내 성폭력에 대한 국민적 담론을 바꿀 수 있었던 획기적인 작품이다.
그래픽노블 『스피크』는 성폭행 피해자인 멜린다의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단지 즐거운 파티를 망쳤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공공의 적이 돼 버린 탓에 자신의 피해를 당당하게 주장하지도 못한다. 절벽 끝에 몰린 멜린다는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침묵하고 현실을 외면하고자 한다. 책 전체에 펼쳐져 있는 차가운 흑백의 이미지들은 이처럼 1년 동안 성폭행, 왕따, 실어증 등에 시달리면서 어둡고 우울해진 멜린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당하게 말하세요!”라고 외치면서도,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마음을 열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 걸까? 어쩌면 『스피크』는 그동안 진실을 때때로 외면하고 침묵하던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