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우리는 가난했고, 참으로 배가 고팠다. 당시의 처녀, 총각들은 그 배고픔을 이기려고 대부분 고향을 떠나 도회지로 나왔다. . ‘가난’, ‘고통’, ‘해고’, ‘파업’, ‘투쟁’, ‘저항’이라는 단어가 언제나 노동자와 함께했지만 노동자는 용기를 잃지 않았고 ‘신성한’ 노동을 삶의 푯대로 삼았다. 그들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어머니, 아버지인 50-60대들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이제는 장성한 자식을 둔 어머니이지만, 여자로서 평생 동안 노동을 한 ‘여성 노동자 8인’의 이야기다(물론 이중 2명은 훨씬 젊은 노동자다). 이들은 대개 고등학교를 마친 후, 그중 몇몇은 초등학교나 중학교만 마친 후 가사노동자, 식당 노동자, 공공근로자, 텔레마케터, 아르바이트, 공단 노동자, 시각장애인 활동 보조인, 노동상담센터 사무장,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대기업 사내 하청 노동자, 항공기 회사 노동자, 미용 서비스 노동자, 대형마트 수납원,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서 평생을 일했고 지금도 일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8인이 우리 사회 여성 노동자 전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해온 ‘노동’은 우리 사회에서 성적으로, 사회적으로 이중의 차별을 받는 ‘여성’으로서의 ‘노동’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개발독재 시대에 가발 공장, 봉제 공장, 신발 공장 등 노동 집약 산업 현장에 여성이 노동자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여성 노동’은 착취와 탄압, 해고와 투쟁, 고통과 눈물 등 지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책도 눈물과 한숨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우리 사회 여성 노동자의 고통과 고난의 이야기이자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