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의 경계에 서 있는 젊음의 불안과 방황을 통한 자아실현과 영적 탐구를 헤르만 헤세만큼 투명하고 생생하게 보여준 작가는 없었다. 현대문학에서는 질풍노도의 성장기에 겪었던 혼돈과 투쟁, 그리고 그것을 통해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헤세의 날카롭고 섬세한 글들을 「헤르만 헤세 선집」으로 묶어 소개한다. 선과 악,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자연과 정신, 육체와 영혼의 이분법을 지양하고, 삶에 대한 더 높은 지평을 제공하는 헤세의 작품들은 험난한 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황야의 늑대』는 헤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기법이 매우 현대적이다. 일반적인 내러티브와는 거리가 있는 방식으로 시민사회의 한 아웃사이더를 1인칭 시점, 관찰자의 시점, 소논문의 세 요소로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후반의 실재인지 환각인지 분명치 않은 ‘마술 극장’ 장면의 분위기는 서정과 낭만이 넘치는 초기작들과는 사뭇 다른 카니발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