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공동체에 대한 기획이 담긴 칸트 말년의 대작, 『법이론』
1797년, 칸트는 73세에 30년 넘게 구상해온 텍스트를 세상에 내놓는다. 바로 『법이론의 형이상학적 원리들―인륜형이상학 제1부』, 훗날 『법이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책이다. 이 책은 ‘법이란 무엇인가?’ ‘합리적 공동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노철학자의 마지막 대답이었다.
칸트는 이 책에서 법과 도덕의 관계, 자연법과 실정법, 사법과 공법, 인류공동체, 사회계약 등 법과 공동체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에 어울리는 강제 질서로서의 국가, 홉스나 로크는 전혀 알지 못했고 루소는 어렴풋하게만 생각했던 근대국가의 진정한 모습, 자유와 평등을 두 축으로 하는 법치국가, 서구 근대인이 발견하고 열망했던 이와 같은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이론이 칸트에게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법이론』은 법에 관한 모든 이론을 포함하고 있는 텍스트, 그런 의미에서 근대 법이론의 완성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홉스의 『리바이어던』, 루소의 『사회계약론』, 로크의 『시민정부론』, 헤겔의 『법철학강요』에 버금가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