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이 있은 지 올해로 67년이 됐다. 피폭1세는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2ㆍ3세는 방사선 피폭의 영향이 유전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대물림된 가난의 대물림에 고통받고 있다. 이 책이 이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만 여기서 경계한다면, 피폭자에 대한 관심이 어떤 시혜처럼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한국에 40억 엔을 지급하면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전쟁 책임이나 피폭자에 대한 배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고 결국 한국의 피폭자는 일본 정부가 베푼 시혜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 땅의 피폭자는 전범국 국민도 아니었고, 일제 식민정책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일 뿐이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 차원에서 실태를 파악하고 일본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사과와 배상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